여행기를 나중에 쓸 때 가장 아쉬운 점은 시간이 지나며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지명이나 건축물 이름이 명확히 떠오르지 않아 아쉽지만, 독일에서 2박을 보낸 만큼 어제 St.Goar에 이어 바이에른의 심장 뮌헨(Munich)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1. 뮌헨으로 가는 길 & 첫인상
St.Goar에서 뮌헨으로 이동하는 내내 전날의 극심한 숙취로 코치(투어 버스) 안에서 내내 잠만 청했습니다.
중간 휴게소에 들러 점심을 해결하려는데, 가이드가 독일 정통 소시지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뷔페식으로 음식을 담은 뒤 마지막에 계산하는 구조였는데, 가격표 단위를 착각하는 바람에 점심값으로 꽤 큰 지출을 치렀습니다. 소시지는 확실히 맛이 좋았지만, 덜 깬 술기운 탓에 음식을 온전히 비우지 못해 무척 아까웠습니다.
다시 출발한 버스는 어느덧 뮌헨 시내로 진입했습니다. 차창 밖으로 1972년 뮌헨 올림픽 참사의 아픔이 서린 올림픽 경기장 등을 지나쳤습니다.
뮌헨 시내에 들어서며 받은 첫 느낌은 유럽의 다른 고풍스러운 도시들과 사뭇 달랐습니다. 중세의 고즈넉한 역사를 간직한 낮은 옛 건물들 대신, 현대적이고 정돈된 빌딩들이 늘어서 있어 마치 한국의 현대 도시 한복판에 온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2. 마리엔 광장 주변 탐방: 시계탑 인형극과 악마의 발자국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지하철(U-Bahn)을 타고 뮌헨 중심부로 이동했습니다. 그렇게 술에 시달리고도 맥주의 본고장에 왔다는 기대감에 다시 발걸음이 가벼워졌습니다.
- 신 시청사(Neues Rathaus)와 인형극(Glockenspiel)
시청사 탑에는 특정 시간마다 음악에 맞춰 실제 크기의 기계 인형들이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는 유명한 시계탑 인형극이 펼쳐집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정교한 시계탑을 올려다보고 있으니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 프라우엔 교회(Frauenkirche)의 ‘악마의 발자국’
인근의 랜드마크인 프라우엔 대성당도 찾았습니다. 성당 입구 바닥으로 들어가면 진짜 사람 발 모양처럼 푹 패어 있는 유명한 ‘악마의 발자국(Teufelstritt)’을 볼 수 있습니다. 전설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실제로 마주하니 꽤 흥미로웠습니다.
3. 정통 독일 비어홀과 1리터 맥주(Maß)
가이드는 저녁 무렵 대형 비어홀에 꼭 가보라고 추천했습니다. 조금 일찍 가서 전통 악단인 ‘움파파 밴드(Oompah Band)’ 무대 근처에 자리를 잡으면, 흥겨운 전통 연주를 라이브로 들으며 맥주를 즐길 수 있다는 조언이었습니다.

움파파 밴드
하지만 그전에 저녁을 해결하려다 또다시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주변을 헤매다 결국 눈에 띄는 일식집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독일의 유명한 현지 요리들을 다 제쳐두고 익숙함과 가격 때문에 일식을 택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쉽습니다.
💡 여행의 교훈: 현지 음식은 여행의 핵심입니다!
조금 낯설고 비싸더라도 그 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표 음식은 꼭 경험해 보시길 권합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독일의 거대한 전통 비어홀(호프브로이하우스 등)로 향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실내에 기다란 목재 테이블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홀 중앙에서는 바이에른 전통 의상을 차려입은 움파파 밴드가 흥겹게 연주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이곳의 상징은 바로 거대한 1리터 잔에 담겨 나오는 생맥주(Maß, 마스) 였습니다. 묵직한 유리잔을 들고 마시는 독일 정통 맥주의 풍미는 일품이었습니다. 다국적 여행객들과 어울려 건배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4. 벤츠 택시 타고 귀가하기
자리를 파하고 밖으로 나오니 택시 정류장에 메르세데스-벤츠 택시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외국에 온 김에 언제 또 벤츠를 타보겠냐” 며 일행들과 동전을 모아 벤츠 택시에 올라탔습니다. 비록 거칠고 과격했던 독일인 여성 운전기사의 투덜거림은 감수해야 했지만, 안락한 승차감을 느끼며 무사히 숙소로 복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