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 10일간 이어졌던 유럽 대장정의 마지막 기착지는 예술과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Paris) 였습니다.
파리 시내로 들어서자마자 저 멀리 우뚝 솟은 에펠탑의 실루엣이 시야에 들어왔고, 비로소 파리에 발을 디뎠다는 설렘이 온몸으로 전해졌습니다.
숙소는 파리 북쪽, 전설적인 카바레 ‘물랑루즈(Moulin Rouge)’ 맞은편의 호텔이었습니다. 번화가답게 주변 골목에는 성인용품점들이 즐비해 있어 파리의 또 다른 밤 풍경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1. 첫째 날: 에펠탑에서 마주한 환상적인 파리의 야경
파리에서는 총 2박을 머무르는 일정이었습니다. 도착 첫날 저녁의 하이라이트 옵션은 바로 에펠탑(Tour Eiffel) 전망대 관람이었습니다. 파리에 와서 에펠탑을 놓칠 수는 없었기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늦은 저녁 에펠탑으로 향했습니다.


에펠타워 입장권
엘리베이터를 타고 중간층까지 올라간 뒤, 다시 계단을 밟고 몇 개 층을 더 오르자 전 세계 관광객들로 북적였습니다.
에펠탑 정상부에서 내려다본 파리의 파노라마 야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습니다. 발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센강(Seine)을 따라 늘어선 은은한 가로등 불빛과 보석처럼 반짝이는 도심의 불빛들이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다만, 당시 챙겨간 저가형 수동 카메라로는 이 황홀한 야경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해 필름에 제대로 남기지 못한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 둘째 날: 뮤지엄 패스와 함께한 도심 핵심 명소 투어
이튿날 아침, 코치(투어 버스)를 타고 본격적인 파리 도심 탐방에 나섰습니다. 가이드가 일정 금액(약 15유로 안팎)을 걷어 명함 크기의 뮤지엄 패스(Paris Museum Pass) 를 단체로 구매해 나누어 주었습니다.

노트르담 성당
당시 루브르 박물관 한 곳 입장료만 해도 10유로가 넘던 시절이었는데, 이 패스 한 장으로 파리 시내 주요 박물관과 기념관을 매표 줄 없이 바로 통과할 수 있어 굉장히 유용하고 경제적이었습니다.
🏛️ 앵발리드(나폴레옹 기념관) & 로댕 미술관
- 앵발리드(Les Invalides):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유해가 안치된 곳입니다. 1층에 자리 잡은 나폴레옹 가문 관련 석관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는데, 알고 보니 진짜 나폴레옹 황제의 웅장한 관은 지하 중앙 홀에 자리 잡고 있어 일행들과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 로댕 미술관(Musée Rodin): 앵발리드 인근에 위치한 정원형 미술관입니다. 프랑스 근대 조각의 거장 오귀스트 로댕의 대표작 〈생각하는 사람(The Thinker)〉 진품을 배경으로 빠르게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3. 에투알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오후에는 파리의 심장인 샤를 드골 광장(에투알 개선문) 에 하차하며 자유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 에투알 개선문(Arc de Triomphe)
실제로 마주한 개선문의 웅장함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한국의 독립문 크기 정도로 막연히 짐작했으나, 실제로는 끝없는 나선형 계단을 한참 동안 뱅글뱅글 걸어 올라가야 옥상 전망대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뮤지엄 패스 덕에 대기 없이 바로 올랐으며, 전망대에서 12갈래로 뻗어나가는 방사형 도로와 화려한 샹젤리제 거리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었습니다.

- 샹젤리제 거리(Avenue des Champs-Élysées)
개선문에서 내려와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맥도날드에서 가볍게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식사 후 편의점이나 담배 가게(Tabac)를 찾아 헤맸는데, 거리 대부분이 명품 패션 상점과 고급 레스토랑 위주라 가게를 찾는 데 제법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개선문에서 바라 본 샹젤리제 거리
4. 센강 산책과 루브르 박물관의 명작들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센강 변을 따라 루브르 박물관까지 천천히 산책을 즐겼습니다.

센강변
서울의 한강이나 런던의 템스강에 익숙했던 탓인지, 눈앞에 마주한 센강은 생각보다 강폭이 좁고 아담해 사뭇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짧은 머리로 다소 쑥스러웠던 기념사진을 남기며 강변 고서점상(부키니스트) 풍경을 지나 루브르로 향했습니다.
- 루브르 박물관(Musée du Louvre)
고풍스러운 궁전 광장 한가운데 솟아 있는 현대적인 유리 피라미드 입구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워낙 방대한 규모라 제대로 둘러보려면 며칠이 걸리기에, 짧은 자유 시간 동안 핵심 명작 위주로 동선을 짰습니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수많은 관람객 인파를 뚫고 감상 및 촬영 성공)
- 고대 그리스 조각의 걸작 〈밀로의 비너스〉
- 신비로운 고대 유물이 가득한 이집트 유물관
관람을 마치고 파리 지하철(Métro)을 이용해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미쉐린 고무 타이어를 장착해 특유의 고무 탄 냄새가 나고 영문 안내 표지판이 적어 환승로를 찾는 데 다소 애를 먹었지만, 한국 지하철의 쾌적함과 편리함을 새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유럽 9박 10일 대장정을 마치며: 잊지 못할 인생의 명언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밤, 우리 일행의 저녁 식탁은 어처구니없게도 또다시 ‘맥도날드 햄버거’였습니다. 여행 막바지에 이르러 주머니 속 경비가 완전히 바닥나 버렸기 때문입니다.
출국 전 홈스테이 호스트 파더께서 건네주셨던 조언이 뼈저리게 가슴에 와닿는 순간이었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는 짐은 생각했던 것의 1/2로 줄이고, 돈은 생각했던 것의 2배로 준비해 가거라.”
나름 아껴 쓰겠다고 다짐했음에도 타국에서의 흥과 예기치 못한 지출 탓에 빈털터리로 영국행 칼레(Calais) 항구 페리에 몸을 실었지만, 길 위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추억만큼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