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부터 몇 회간은 유럽여행편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유학원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왕 영국에 왔는데 수업을 모두 마치면 유럽여행을 한 번 가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사실 경비가 조금 걱정되기는 했지만, 가서 돈을 아껴 쓰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원을 다니며 다른 학생들과 사귀다 보니, 자연스레 함께 지내던 한국인 후배가 유럽여행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여름에 가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4명 이상 모이면 단체 할인도 받을 수 있다는 솔깃한 정보였습니다.
결국 다른 한국인 학생 2명과 일본인 여학생 3명, 총 6명이 함께 코치(투어 버스)로 이동하는 유럽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Academic Year Course라 3개월마다 2주 정도 휴가를 가질 수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제가 신청해 두었던 휴가 일정과 딱 맞아떨어져 함께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 코스 선정 및 준비
지역 여행사에 들러 브로셔를 이것저것 챙겨와 저렴하면서도 알찬 일정이 담긴 코스를 꼼꼼히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중 Contiki (컨티키)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European Magic’ 코스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 일정: 9박 10일
- 코스: 런던 출발(코치) → 도버 해협 횡단 → 프랑스 입국 → 정해진 유럽 국가 순회 → 런던 복귀
- 비용: 호텔 및 조식 포함 406파운드 (4인 이상 단체 할인 적용, 당시 한화 약 78만 원)
유럽의 대부분 국가는 우리나라와 무비자 협정을 맺고 있어서 한국인과 일본인 학생들은 비자 없이 바로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단기간 여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셈입니다. 반면 러시아나 대만 학생들은 매번 비자를 발급받아야 해서 코치 투어 참여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짐을 꾸리고 일정을 체크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으나, 한 가지 난관은 출발지가 런던 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혹시 저희가 머물던 곳에서 가까운 도버 등지에서 중간 합류가 가능한지 문의했으나 규정상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6명이서 약 7파운드씩 총 40파운드를 모아 새벽에 대형 VAN 택시를 불러 런던 집결지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학생들을 제외한 저희는 행여 늦잠을 잘까 봐 한 집에 모여 밤새 비디오를 보며 뜬눈으로 밤을 새운 뒤, 새벽 택시를 타고 런던으로 향했습니다.
런던 집결과 도버로의 출발
런던 집결지인 호텔에 도착하니 커다란 짐을 한 보따리씩 든 수많은 관광객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행선지도, 출발 시각도 제각각이었지만 영국 현지인은 거의 없는 듯했습니다.
코치로 이동하는 단체 여행 특성상 1인당 수하물 무게 제한이 엄격했고, 초과 시 추가 요금을 내야 했습니다.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담당자가 탑승객들의 인적 사항을 꼼꼼히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던 중 여행자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받았습니다. 증서를 홈스테이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난감했지만, 자초지종을 차분히 설명해 다행히 무사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 해외여행 시 여권은 반드시 항상 소지해야 합니다.)
코치에 짐을 싣고 자리를 잡자 투어 가이드와 운전기사님이 차례로 탑승해 인사를 건넸고, 코치는 드디어 도버(Dover) 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도버 항과 페리 탑승, 프랑스로 향하는 길
도버 항구에 도착해 잠시 대기한 후, 프랑스 칼레(Calais) 항 으로 향하는 대형 페리에 승선했습니다. 코치를 그대로 배에 실은 뒤 승객들은 객실로 올라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약 1시간 30분 정도면 프랑스 해안에 닿게 됩니다.
💡 환전 및 면세점 이용 팁
- 유로화 환전: 출발 전 호스트 패밀리의 도움을 받아 대형 ASDA 매장에서 수수료 없이 유로화를 환전했습니다.
- 스위스 프랑(CHF) 준비: 여행 코스에 포함된 스위스는 유로화가 아닌 자국 통화(스위스 프랑)를 쓴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다행히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페리 선내 환전소에서 유로 일부를 스위스 프랑으로 재환전했습니다.
- 선내 면세점: 페리 내부 상점은 면세 혜택이 적용되어, 영국 현지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담배 한 보루를 사서 일행들과 나누기도 했습니다.
도버 해협을 건너는 날은 날씨가 유독 화창했습니다. 마치 한국의 월미도처럼 갈매기 떼가 배 주변을 맴돌며 승객들이 던져주는 과자를 받아먹는 정겨운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푸른 바다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드디어 저 멀리 프랑스 항구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